양만춘 장군
연성흠
지금으로부터 일천이백여 년 전에 중국 ‘당’나라 임금 이세민이 고구려를 자주 못 살게 굴며 죄 없는 백성의 재물을 빼앗아감이 심하므로 고구려 임 금님께서는 걱정을 많이 하시어 온 나라 안의 장수에게 괘씸한 당나라 군사를 물리치도록 힘을 쓰라고 엄한 명령을 내리시었습니다.
이같이 임금께서 단속하시는 한편으로 당나라 임금의 무례한 태도는 나날 이 늘어서 적병에게 해를 입어 울면서 길거리로 헤매는 백성이 나날이 늘게되었습니다.
당나라 임금 이세민은 많은 신하들을 모아놓고 이같이 말하였습니다.
“일찍이 ‘수’나라 임금이 고구려를 네 번이나 쳤으나 다 지고 말았지만 이제 는 내가 내 손으로 군사를 거느리고 쳐들어가서 고구려를 멸망시킨 뒤에 옛날의 부끄러움을 씻으리라.” 하고 크게 뽐내었습니다.
그래서 이세민이 직접 군사 수만 명을 거느리고 ‘요수’를 건너와서 다시 건너 돌아갈 다리를 무너트려 버리고 군사와 함께 고구려 군사와 싸워서 이길뜻을 보였습니다.
이같이 굉장히 큰 결심을 품고 쳐들어왔기 때문에 고구려 ‘요동성’을 에워 싸고 열사흘 동안이나 싸웠으나 워낙 우리 고구려 군사의 힘이 세었기 때문에 당나라 병정으로 죽은 군사가 만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당나라 군사는 이같이 죽으면서도 기를 쓰고 이번에는 ‘안시성’을 또 쳐들 어왔습니다.
이때에 안시성을 지키고 있던 이는 고구려의 이름난 장수 양만춘 장군이었습니다. 양만춘 장군은 당나라 임금 이세민이 군사를 거느리고 쳐들어온다는말을 듣고 성안에 있는 모든 군사를 모아놓고 주먹을 부르쥐고 목소리를 높여 “자! 여러분! 나라를 위하여 잠잘 때 잘 줄도 모르고 먹을 때 마음대로 먹 지도 못하고 애쓰는 여러분! 이제는 우리의 용기를 낼 때가 왔소. 자, 저 성밖에 있는 우리를 해하려는 악독한 사자가 이빨을 악물고 시뻘건 입을 벌려달려들어 오니 그 수효가 수만이요. 그러나 우리는 용감한 고구려 군사들이 아니요. 자! 싸웁시다. 싸우다가 죽어 백이 남고 열이 남고 단 한 사람이 남더라도 고구려를 위하여 싸웁시다.” 하고 힘 있게 부르짖었습니다.
양만춘 장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수백 명 군사는 활과 화살을 휘두르면서 “고구려 만세! 고구려 만세!”
를 높이 불렀습니다. 만세 소리는 안시성이 떠나갈 만큼 굉장한 기세로 울 렸습니다.
조금 후에 성밖과 성안 사이에 고구려 군사와 당나라 군사의 화살은 비 오 듯 내리었습니다.
양편 군사는 피에 젖어서 쓰러지면서도 화살은 한 개나 더 쏘려고 애를 썼 으며 비 오듯 하는 화살 사이로 나는 듯이 뛰어다녔습니다.
이때에 고구려 군사는 불과 몇 백 명 안 되고 당나라 군사는 엄청나게 많 은지라 아무리 날쌔고 활 잘 쏘는 군사지만 중과부적으로 당나라 군사가 천 명 죽으면 고구려 군사는 열 명 밖에 안 죽는 셈이나 워낙 병정 수효가 적 으므로 형세가 점점 기울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보고 양만춘 장군은 군사를 호령하느라고 쓰던 칼을 집어던지고 활 을 집어 들었습니다.
“북쪽 오랑캐야! 내 화살을 받아라!”
하는 천둥 같은 양만춘 장군의 부르짖는 소리와 함께 화살은 적진을 향하 여 보이지도 않게 달려 나갔습니다.
이때 당나라 임금 이세민은 흰 말 위에 높이 올라앉아서 칼을 빼어 들고 군사를 지휘하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나는 듯이 달려오는 양만춘 장군의 화살이 공교롭게도 아니 신기하게도 당 나라 임금의 왼편 눈에 가 들이박혔습니다.
이세민은 “에쿠!” 소리와 함께 말 위에서 내리 떨어졌습니다.
자기 나라 임금이 화살을 맞아 말 위에서 내리 떨어져 구르는 것을 보고 당나라 군사들은 활과 칼을 집어던지고 벌떼같이 몰려 달아났습니다.
“오랑캐들이라니 어쩔 수 없군! 화살 한 개가 무서워서 저리들 달아나는구 나!”
하고 성 위에서 내려다보는 양만춘 장군은 껄껄 웃었습니다.
이같이 적병의 형세가 뒤집힘을 보고 양만춘 장군은 성문을 열어젖히고 그 대로 군사를 몰고 내어달아 걸리는 대로 적병을 찌르고 찍고 넘어트리고 밟 고 하여 무인지경과 같이 내어 몰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수만 명이나 되던 당나라 군사는 단 몇 명이 못 남고 다 고 구려 군사의 손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당나라 임금 이세민은 신하 몇 명과 겨우 위험한 지경을 벗어나서 자기 나라로 빠져 달아났습니다.
겨우 목숨을 보존하여 자기 나라에 돌아온 당나라 임금 이세민은 한숨을 길게 쉬며
“내가 천하를 다 돌아다녀 보았어도 일찍이 두려운 사람을 못 보았더니 이 제 고구려의 작은 성을 지키는 장수에게 고난을 당하였으니 고구려는 하느 님이 보살피는 나라라 할 것이야.”
하고 신하들을 돌아다보며 탄식하였습니다.
이같이 고구려의 명장 아니 우리나라의 명장 양만춘 장군은 수만 명 군사 를 물리쳐서 안시성을 구했을 뿐 아니라 고구려를 무사히 구해냈습니다. 우 리나라에는 이순신 장군, 을지문덕 장군 이외에도 이 같은 작은 성을 지키는 이가 온데에도 이마만한 큰 장수가 있었다는 것만은 알아둡시다. 그리고 “양만춘 장군 만세!”
“고구려 만세!”
를 힘 있게 한 번 더 부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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