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문학65 안국선 공진회 서문 총독부에서 새로운 정치를 시행한 지 다섯 해 된 기념으로 공진회를 개최 하니, 공진회는 여러 가지 신기한 물건을 벌여놓고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구경하게 하는 것이어니와, 이 책은 소설 공진회라. 여러 가지 기기묘묘한 사실을 책 속에 기록하여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보게 한 것이니 총독부에서는 물산 공진회를 광화문 안 경복궁 속에 개설하였고, 나는 소설 공진회를 언문으로 이 책 속에 진술하였도다. 물산 공진회는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 이오, 소설 공진회는 앉아서 드러누워 보는 것이라. 물산 공진회를 구경하고 돌아와서, 여관 한등 적적한 밤과 기차 타고 심심할 적과 집에 가서 한가할 때에 이 책을 펼쳐들고 한 대문 내려보면 피곤 근심 간데 없고, 재미가 진진하여 두 대문 세 대문을 책 놓을 수 없을 만치.. 2022. 8. 10. 김내성 실락원의 별 [하] 아내의 抗議[ 항의] 시장에서 돌아온 부인과 함께 강교수가 혜화동 아들네 집을 찾은 것은 이럭저럭 한 시간후가 되었다. 오후 네 시가 가까운 무렵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경숙이는 동생 셋을 데리고 건넌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안방에 있는 어머니의 동정만 조용히 살피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경숙의 말을 곧잘 들었다. 서라면 서고 앉으라면 앉고 놀음에 팔려 떠들어 대다가도 경숙이가 시선만 조금 추켜도 금방 조용히 했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허수로이 취급하기 시작한 이 가정의 보호와 옹립을 위한 책임과 사명을 열 일곱 살인 경숙이가 무언 중에 짊어진 형식이 되어 있었다. 그때, 옥영은 안방에서 편지를 쓰고 있었다. 남편이 돌아오면 볼 수 있도록 현재에 있어서의 자기의 심경을 솔직하게 표현한 글이었다. .. 2022. 8. 9. 임화 사실주의의 재인식 寫實主義[사실주의]의 再認識[재인식] ─ 새로운 文學的[문학적] 探究[탐구]에 寄[기]하여 1 수년에 긍하는 문학적 혼돈의 과정을 지나 최근의 논책들이 재출발의 방향 을 탐색하기 비롯하였다는 것은 의의 깊은 일이다. 아직 혼돈의 전부를 파악함에 있어 소소(少少)한 견해의 차이가 있다든지, 또는 방향의 설정에 있어 완전한 일치를 발견할 수 없다든지, 혹은 부분적 인 과오가 따른다든지,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이 혼돈으로부터의 재출발에 있 어 피할 수 없는 일시적 희생이란 것을 각오치 않으면 아니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독단을 피하여 토론 가운데 노선을 찾으려 하는 것이요, 그렇기 때문에 논의는 피차의 과학적 신중과 높은 협동의 정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누구를 물론하고 개개의 언구나 상대자의 부분적 약점에 구애.. 2022. 8. 8. 지하련 도정 도정(道程) 숨이 노닷게 정거장엘 드러서 대ㅅ듬 시게부터 바라다보니, 오정이 되기에 도 아직 삼십 분이나 남었다. 두 시 오십 분에 떠나는 기차라면 앞으로 느 러지게 두 시간은 일즉이 온 셈이다. 밤을 새워 기대려야만 차를 탈 수 있는 요즘 형편으로 본다면 그닥 빨리 온 폭도 아니나, 미리 차표를 부탁해 놨을 뿐 아니라, 대단히 느진 줄로만 알고, 오 분 십 분 이렇게 다름질처 왔기 때문에, 그에겐 어처구니없이 일 즉 온 편이 되고 말었다. 쏠려 지는 시선을 땀띠와 함께 칙면으로 느끼며, 석재(碩宰)는 제풀에 멀 ─ 숙 해서 밖으로 나왔다. 아까시아나무 밑에 있는, 낡은 뻰취에 가 털버덕 자리를 잡고 앉으니까 그 제사 홧근하고 더위가 치처오르기 시작하는데, 땀이 퍼붓는 듯, 뚝뚝 떠러 진다. 수건으로 훔.. 2022. 8. 7. 이전 1 2 3 4 5 6 7 ··· 17 다음 반응형